러시아 대표로 지난 1월 열린 71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한 안나 린니코바가 대회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계속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린니코바는 러시아 매체인 이브닝 모스크바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고충을 털어놨다.
린니코바는 "우크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협박과 모욕을 당했다"며 "심지어 오래 알고 지낸 우크라이나 출신 지인들도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이 노출되자 대중들이 나를 협박하기도 하고 무대 위에 오르면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며 자신의 안위가 걱정됐다고 했다.
린니코바는 "다른 사람들은 내 출신 지역을 알게 된 후 나를 피하고 외면했다"며 "우크라이나와 스위스에서 온 참가자들은 나에게서 줄행랑쳤다"고 밝혔다.
그는 함께 대회에 참가한 미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린니코바는 "미스 우크라이나인 빅토리아 아파나센코와 가까워지려고 했으나 그가 나를 피해서 안타깝다"며 "계속 가까워지려는 시도를 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모든 사람들이 빅토리아의 태도를 봤다. 그녀의 선택이고 나는 원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파나센코는 미국 매체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린나코바와 같은 무대에 서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했으며 그가 단지 셀카를 찍기 위해 다가왔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미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미인대회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에서도 우크라이나 대표와 러시아 대표가 같은 방에 배정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대표로 참가한 올가 바실리브는 러시아 대표 에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와 같은 방을 쓰게 되면서 주최 측에 항의했다.
올가는 당시 SNS를 통해 "내가 침략 국가에서 온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화가 났다"는 등 입장문을 올린 바로 다음 날 새 방을 배정받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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